- 어촌어항법 개정, 올해로 마지막 제주 포구 다이빙
- 좋은 문화지만 금지 사유 발생
- 자치 조례로 돌파할 방법은 있음
여름입니다. 요즘 무더위로 예년보다 여름이 한 달 빠르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아직 계곡 물이나 바닷물은 차갑지만, 더위로 인해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바다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여름휴가가 이르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아직 유류가격 급등의 여파가 가시지 않고 전체적인 여행 경비 부담이 만만치 않게 커졌습니다. 이렇다보니 국외 휴양지 여행보다 국내 제주도 여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더위가 시작되면서 제주 포구 다이빙 명소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2027년부터 금지되는 제주 포구 다이빙
제주 포구 다이빙 명소가 여행 코스에 들어가게 된 것에는 조금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내년부터 제주 포구 다이빙이 금지됩니다. 개정된 어촌어항법에 명시되어 있거든요. 2022년 발의한 어촌어항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2027년부터 주요 항포구 내 입수 및 물놀이가 전면 통제됩니다.
즉, 올해가 사실상 제주 다이빙 금지 전 마지막으로 자유로운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이제야 여름 시작인데 포구는 벌써부터 다이빙하는 인파로 북적이기 시작했어요.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면 아직 6월 초인데도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물에 뛰어들고 있더군요. 여행 계획에 포구 방문을 넣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구조적 문제 : 포구 물놀이 사고 대응의 한계
자유롭게 즐기던 포구 다이빙을 하루아침에 금지시킨 것은 아닙니다. 포구 다이빙의 안전 관리가 쟁점이 되었던 것이죠. 매년 포구에서 발생하는 물놀이 사고가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스타그램 릴스에서는 그런 사고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보고된 사례들은 최근 5년간 20여건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021년에는 5건에 불과했고, 2022년 어촌어항법 발의 시에는 8건, 2025년에는 13건으로 점차 증가했습니다. 수심을 오판하여 바닥 구조물이나 선박 시설물에 충돌하거나 야간 다이빙 중 사고를 겪기도 했습니다.
단발적으로 발생하지만 그때마다 심각한 인명 사고가 반복되니 결국 법안 개정으로 ‘전면 금지’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입니다. 포구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유롭게 즐기는 문화인데 이렇게 금지시키냐?’, ‘안전하게 즐기면 되는데 금지시키냐?’, ‘금지시키기만 하면 해결되냐?’는 생각이 들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이는 사고방지하기 위한 단순한 금지가 아닙니다. 구조적인 문제로 말미암아 전면 금지까지 나온 겁니다. 항포구 관리는 사용 주체인 어민들에게 맡길 수 있지만, 다이빙을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은 관리할 인력이 없습니다. 제주도 입장에서도 물놀이를 위해 항포구 마다 상시 파견 및 관리할 인력이 없습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대응할 전문 안전관리 인력도 부재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사고 직후 환자를 구급차에 태워 신속하게 이송해야 하지만, 해안가 외곽 포구에서 제주시 내 제주한라병원 같은 주요 대형 의료기관까지 진입하는 길은 극심한 교통 정체로 인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변질된 문화 : 어중이떠중이들의 다이빙
물론 무조건적인 금지가 유일하고 완벽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방파제에서 바다로 뛰어들며 더위를 식히는 것은 예전부터 이어져 온 현지 주민들의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물놀이 문화였습니다. 법 제정을 통해 개인의 자유를 일괄적으로 막아버리는 행위는 바람직한 방향성이 아닙니다.
단, 왜 극단적인 법안 발의까지 이어졌는지 그 이면의 흐름을 짚어봐야 합니다. 이건 오버투어리즘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현지 원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의 임계점을 100%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처음 동네 분들끼리 소소하게 즐길 때는 피로도가 0%였습니다. 이후 알음알음 찾아온 외지인들이 규칙을 지키며 함께 어울릴 때는 10% 수준으로 쾌적했습니다. 그런데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숏폼 콘텐츠를 통해 다이빙 성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스트레스 지수는 단숨에 50%로 치솟았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숏폼 콘텐츠를 보고 ‘재밌겠다’고 무작정 뛰어드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바다의 특성이나 마을의 룰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까지 몰려와 아무런 준비 없이 뛰어들기 시작한 거죠. 현지 생활 및 생업 공간에 대한 존중 없이 선을 넘는 행동이 이어지자 주민들과의 갈등이 극에 달하며 80%에 도달했습니다. 연이은 사고로 구급차 사이렌이 울리고 쓰레기가 방치되면서 포구가 시끄러워지자 90%를 넘겼고, 결국 지자체의 관리 한계치마저 돌파하며 100%를 초과하는 거대한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되었습니다. 법안을 제정해야 할 상황까지 온 것이고, 현지들도 자신들의 오랜 고유문화가 금지된 상황이라 이번 규제를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결국 현지인과 어울려 잘 즐기던 다이버들은 억울하겠지요. 포구나 바다환경을 모르는 어중이떠중이들이 뛰어들었다가 사고가 발생하고, 제주도의 고질적인 관리 인력 부족, 열악한 응급 의료 인프라와 이송 체계 등 현실적인 한계가 이러한 통제 정책으로 발전시킨 겁니다.
돌파구 찾기 : 제주도 조례를 통한 다이빙 가능성 모색
상황이 변화했다면 그 흐름에 맞춰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단순히 펜스를 치고 출입을 막거나 보이는 족족 벌금을 때리는 것은 억울하면서도 행정적으로 비효율적입니다.
제주 포구 다이빙은 관광 콘텐츠로 인식을 해야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어차피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라면 이를 정식 관광 자원으로 발전시켜 수익화하는 편이 합리적이니까요. 포구 내에서 안전한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상시 다이빙 구역을 발굴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행정 편의적인 일괄 통제 대신 제주특별자치도 조례 등을 통해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는 것을 제안합니다. 다이빙 명소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많습니다. 제가 제안하는 것은 일종의 예시이고 개별적으로 적용 가능한 것들입니다.
포구 다이빙 면허
온라인 사전 안전 교육 이수자에게만 발급되는 한시적 포구 다이빙 면허제입니다.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기는 것을 약속하는 것을 전제로, 사고 발생시 행정력을 이용해 응급 서비스를 받게 됨과 동시에 과태료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죠. 제주자치도에서 면허를 관리하고 교육하는 겁니다.
포구 담당 상시 민간 안전관리제 도입
마을 청년회나 포구에서 활동 중인 다이빙 업체에 포구 다이빙 구역의 안전관리를 맡기고 수익화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겁니다. ‘전면 금지’만을 피하고자 한다면 이 방법이 제주 관광 발전을 전제로 타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다이빙 구역 내의 안전 관리에 책임을 부여하고, 구역 외 다이빙은 개인에게 책임을 두는 겁니다. 물론 제주도민이라면 무료로 어디서든 다이빙할 수 있어야겠지요.
시간대별 포구 다이빙 정원 자율 통제
다이빙 구역이 있는 포구 별로 다이빙하는 시간대를 예약하고, 개인에게 예약번호를 부여하여 자율적으로 다이빙을 하도록 하는 겁니다. 해당 시간을 예약한 다이버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으려면 다이버들끼리 상호 감시가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불시에 확인하였을 때 예약하지 않은 물놀이객인 경우 즉시 퇴수조치하고, 반복될 경우 과태료나 벌금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아쉬워도 항상 안전하게
내년부터 시행될 규제 소식에, 올여름 유독 많은 분들이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 다이빙을 경험하기 위해 포구로 향하고 있습니다. 몰려드는 인파만큼이나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무리하게 일정을 소화하려 하기보다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현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존중하며, 무탈하고 쾌적하게 올해 마지막 다이빙의 여유를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