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포구를 즐길 수 있는 마지막 해
- 규제가 만능은 아니지만 최선이 되었음
- 그 이유는 바로 포구 다이빙 사고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제주의 푸른 연안과 포구를 찾는 발길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유류비 상승으로 렌터카나 항공권 등 전체적인 여행 경비 부담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가 바다로 몰리고 있습니다.
내년 4월부터 어촌어항법 관련 규정이 강화되면서 주요 항포구 내 물놀이와 다이빙이 전면 통제된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올해가 자유로운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는 생각에 계획했던 일정에 무리해서라도 포구 방문을 넣으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최근 현장에서 연일 들려오는 포구 다이빙 사고 소식과 무조건 공무원이나 행정 당국만 탓하는 일부 이용객들의 태도를 보면 규제에 반발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잇따르는 제주도 포구 안전 사고
최근 단 이틀 사이에만 제주 전역에서 4건의 물놀이 안전사고가 연달아 접수되며 해양 안전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특히 포구 다이빙 사고가 연이어 터졌습니다. 7월 9일 오후 2시 10분경 제주시 도두이동 사수포구에서는 다이빙을 하던 10대 남성이 바다 밑 돌에 머리를 크게 부딪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습니다. 비슷한 시각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상에서는 10대 관광객 2명이 타던 제트스키가 뒤집히며 갯바위에 고립됐다가 가까스로 구조되었고, 파도가 높은 중문해수욕장에서는 서핑하던 40대 남성이 휩쓸려 해경과 소방 당국에 구조되었습니다. 다음 날인 10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코난해변 앞 해상에서도 튜브를 탄 채 150m나 떠내려가던 관광객이 주변 제트스키 구조대에 의해 간신히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얕은 물에서 수심을 오판하여 바닥 암초에 충돌하거나, 갑작스러운 조류에 휩쓸려 먼바다로 떠내려가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바다의 무서운 변수는 나이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 예고 없이 들이닥칩니다.
규제의 진짜 이유는 바로 “포구 다이빙 사고”
어선이 수시로 드나들고 어업 활동이 치열하게 이루어지는 기반 시설은 애초에 레저를 위해 설계된 공간이 아닙니다. 바닥 수심이 극도로 불규칙할 뿐만 아니라 선박의 스크류, 굵은 정박용 밧줄 등 치명적인 위험 요소가 물속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매년 포구 다이빙 사고 발생 빈도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면서, 결국 위반 시 최대 5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전면 금지 카드가 등장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행정 편의주의나 탁상행정이라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하지만 왜 다이빙을 막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과연 이용자들 스스로가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선을 지켜왔는지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담한 안전 통계
제주해양경찰청 발표 자료를 들여다보면 행정 당국의 강경한 통제 조치를 반박하기가 몹시 어렵습니다. 최근 5년간 여름철(6~9월) 제주 연안에서 발생한 사고는 총 260건에 달하며, 안타깝게도 무려 4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 최근 5년 연안 사고 현황 | 전체 인원 | 구명조끼 착용자 | 실제 착용 비율 |
| 전체 연안 사고 피해자 | 404명 | 103명 | 25.5% |
| 연안 사고 사망자 | 47명 | 3명 | 6.4% |
전체 연안 사고의 68.8%가 익수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사망자 중 구명조끼를 착용한 사람이 단 6.4%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꽤나 충격적입니다. 아무리 수영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예측할 수 없는 조류 앞에서는 누구나 무력해집니다. 생명줄과 같은 최소한의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바다를 대하면서, 그저 다이빙을 막는 공무원 탓만 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입니다.
제주도 행정력의 명백한 한계
광활하게 펼쳐진 제주의 모든 해변과 포구를 공공 인력이 24시간 밀착 관리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입니다. 한정된 인원과 장비로 넓은 바다를 지켜야 하는 제주도 행정력에는 명백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최근 서귀포 구두미 해안 인근에서 발생했던 해상 구조 사건은 우리에게 뼈아픈 시사점을 남깁니다. 당시 아무런 보호 장비조차 갖추지 않은 아마추어 수영객 일행이 구두미 포구 쪽에서 섶섬까지 무작정 헤엄쳐 가려다 고립되어 간신히 구조되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구조 직후 사태의 위중함을 전혀 깨닫지 못한 채 웃으며 다시 물놀이를 하러 이동했다는 사실입니다.
바다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철없는 아이들마냥 “왜 안 돼요?”라며 떼를 쓸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행동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생각하고 책임져야 하는 어른입니다.
타인의 골든타임을 뺏는 무책임한 행위
한 곳에서 무모한 일탈로 인명 사고가 발생하면, 한정된 해경과 소방 인력은 당연히 그 현장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누군가 통제 불능의 이안류에 휩쓸려 실종자라도 발생한다면 대규모 인력은 물론 수색을 위해 헬기까지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하지 말라는 위험한 행동을 고집하다가 대규모 구조 인력을 낭비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평범하게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다가 예기치 못한 불가항력적 재난을 마주한 사람, 진정으로 응급 행정 서비스와 구조의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한 누군가에게 그 도움이 제때 닿지 못하는 비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인으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이 우선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최소한의 준비도 실천하지 않으면서 무작정 자유만 달라고 외치는 것은 억지에 가깝습니다.
바다의 특성과 마을의 고유한 룰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뛰어들어 렌터카를 무질서하게 주차하고 쓰레기를 방치한다면, 삶의 터전을 위협받는 현지 원주민들의 스트레스는 한계치를 넘어설 수밖에 없습니다. 오버투어리즘이 가져온 거대한 갈등의 이면에는 무분별한 이용객들의 책임 방기가 크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의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하므로, 스스로 한계선을 설정하고 타협하는 성숙한 태도가 절실합니다.
- 현지 기상 상황 및 만조 간조 물때의 철저한 사전 파악
- 체형에 맞는 공인된 구명조끼 등 부력 확보 장비 필수 착용
- 전문 구조 인력이 상주하는 지정 해수욕장의 통제선 내부 이용
- 포구 주변 주차 질서 확립 및 개인 발생 쓰레기의 자진 수거
내년부터 시행될 강력한 규제 소식에 유독 많은 분들이 서둘러 제주의 포구로 향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규제를 탓하거나 다이빙을 막는다고 행정 당국에 불만을 터뜨리기 전에, 스스로의 철없는 행동이 공공 행정력을 낭비하고 진정 도움이 필요한 타인의 기회를 앗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합니다.
바다를 얕보지 않고 안전을 지키는 성숙한 시민 의식과 현지 주민들의 삶을 배려하는 마음가짐만이 오랫동안 건강한 여행을 이어갈 수 있는 진짜 비결입니다. 올여름은 무탈하고 평온하게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여행의 첫 번째 목표로 삼아보시기 바랍니다.